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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배 피아노 독주회
  • 공연일시
    2017년 12월 19일 화요일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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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가격
    20,000원(학생50%할인)
    예매처
    인터파크티켓 1544-1555
    공연문의
    예음클래식 02-6203-7203

공연 소개

김순배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석사 및 박사
 . 한민대학교 교수 역임
 .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음대 방문교수 역임
 . 한국 피아노 연주와 교수법 협회(k3pa) 대표
 . 한세대학교 피아노 페다고지 대학원 겸임교수
 . 일신홀 ‘New Music Compact’ 시리즈 디렉터
 . 저서: ‘클래식을 좋아하세요?’  ‘디어 클래식’




[Program Notes]

 

 

Frederic Rzewski_ Four Pieces for Piano(1977)

 

제프스키가 20세기 변주곡의 명작 ‘단결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만든 해는 1975년이다. 2년 후인 1977 나온 작품이 ‘피아노를 위한 4개의 피스’이다. 그는 이 작품을 미국의 현대 음악 전문 연주자인 어슐라 오펜스(Usula Oppens)에게 헌정했다. 혹자는 그를 이데올로기 성향을 띤 사회참여 작곡가로 분류하지만 제프스키는 원천적인 의미에서의 모든 폭력과 압제를 거부하는 본질적 휴머니스트이다. ‘4개의 피스’에는 ‘단결된 민중..’의 여운이 온기처럼 남아있다. 난삽한 패시지 워크, 날카롭게 찍히는 포인틸리즘, 뜻하지 않은 단순성 그리고 이 시기 제프스키가 애정을 가지고 즐겨 썼던 남미 안데스 민속 선율들이 콜라주로 구성되어있다. 오늘 연주되는 4번은 ‘단결된..’에서도 못다 풀어놓은 저항의 몸짓을 피아노의 전 음역을 통해 종횡무진 구사한다. 높은 음역에서 시작하여 울림을 탐색하듯 낮은 음역으로 이동하는 코드 패시지들은 마지막 부분 낮은 음역에서 윗 음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완벽한 대칭구조를 이루어준다. 최저 음역에서 굉음처럼 울리는 혼돈으로부터 점차 벗어나 명징한 민요 선율의 윤곽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차고 시린 느낌의 변주를 거쳐 다시 피아노의 극단 저음으로 이동하여 폭력에 항거하듯 단호하게 토해내는 음향의 임팩트가 놀랍다. 피아노의 모든 음역을 의도적으로 총망라함과 동시에 두들김 주법의 활용 속 불협화와 서정이 공존한다. 제프스키릐 작품에는 제대로 된 복합스타일(polystyle)이 보여주는 자유로움이 있다.

 

 

Emma Lou Diemer_ Piano Sonata no.3

 

현존하는 미국의 여성 작곡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디머는 ‘토카타’를 비롯한 흥미로운 교육용 피아노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그녀가 택하는 이디엄은 타악기적이거나 민속풍, 재즈 그리고 건반 이외의 부분울 활용하는 전형적 20세기 후반 트랜드이지만 매우 친근한 방식으로 그것들을 혼합한다. 얼핏 부담없이 다가오는 디머의 스타일은 그러나 능숙한 해석적, 기교적 역량이 결여되었을 때 곡이 원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1996년에서 1999년에 걸쳐 작곡된 각 악장은 원래 독립된 작품으로 만들어졌다가 ‘소나타 3번’으로 묶였다. 1악장은 Serenade/Toccata의 제목으로 서정과 타건의 대조적 성격을 한 프레임 안에 집어넣었다. 불규칙한 5박자 리듬이 만들어내는 재치와 위트를 한껏 맛볼 수 있다. 2악장은 변박과 루바토가 특징인 블루스계열의 긴장 완화악장. 3악장의 타이틀은 ‘Tango fantastique‘ 유연하면서도 리듬감 충만한 악장이다. 중간에 피아노의 현을 뮤트상태로 만드는 색다른 음향적 시도가 삽입되어있다. 이 소나타에는 포스트 모던의 빛깔이 작곡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깃들여져있다. 상충되는 요소들, 필요에 따라 조정되는 템포, 대중음악적 이디엄이 소나타의 제목아래 담겨 있는 등. 대중적 이디엄을 클래식 레퍼토리에 끌어들인 러시아 카푸스틴의 미국판 카운터파트라고 할 수 있겠다. 1, 3악장은 독립되어 연주되기도 하며 단품으로도 꽤 효과적이다.


 

 

Philip Glass_ Piano Etudes

 

자타 공인 미니멀리즘의 스타, 글래스가 1990년대부터 2010년대에 걸쳐 만든 야심찬 피아노를 위한 에튀드이다. 빠른 스케일 패시지, 어지럽게 돌아가는 아르페지오, 신코페이션 리듬, 그리고 반복 또 반복. 글래스 특유의 음형들은 사실 연습곡에 가장 걸맞는 모양새를 보인다.그의 다른 피아노 솔로곡 ‘Metamorphos’나 ‘Mad Rush’ 같은 곡들은 그러나 이상하리만큼 피아노 스탠다드 레퍼토리로 자리잡지 못했다. 글래스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든 스무 개의 에튀드를 일종의 ‘보급용 미니멀리즘’으로 의도한 것 같다. 이 연습곡들은 (특히 후반 10곡) 이전 솔로 작품에 비해 서정성과 표현성이 현저하게 두드러진다. 이즈음의 트랜드 중 하나인 신낭만주의의 빛깔이 글래스의 미니멀리즘에도 틈입해 들어왔다. 반복이 주는 최면효과보다는 일련의 진행성에서 오는 전통과의 절충적 성격은 이 작품이 보다 많은 청중들을 확보 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동시에 보다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게 될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글래스는 아마 그 점을 겨냥했을 것이다. 작곡시기의 차이에 기인하겠지만 전반 10곡은 고지식한 글래스의 오리지널 미니멀 스타일이 고수되어있고 후반 10곡에서는 더 자주 변하거나 혼합된 음형들과 함께 서정성, 표현성이 증폭되어있다. 오늘 연주되는 1,6,11,15,17번을 통해 그같은 변화를 따라가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